살아오면서 만난 날보다 떨어진 날이 더많아
그대에게 내이름이 낡아지고 빛이 바랜다 하여도
난 그대를 잠시라도 놓을까 두렵습니다.
오랫동안 떨어졌다가 만날 감격의 그때를 위해
조금이라도 버릴 수가 없어 꼭꼭눌러 담아서
먼 마음으로 그대 앞에 섰습니다.
사랑으로 기억되는 그리움이 있다는 것이
쌓이고 쌓여 하늘에 닿을 때까지
천년을 기대어도 무겁지 않을 따뜻한 어깨이고 싶습니다.
혼자서만 겹겹이 더이상 부서질것 없는 먼지처럼 흩날려도
숨쉬는 시간동안 나를 기억해주시어
그대를 위한 기원으로 눈물이 더 뜨겁기만 바랍니다.
먼지처럼 묵묵히 외로움의 반대편에 서서
그대오실 길섶에서 떠돌아도
밤을 다하여 달려가는 낯선 선택으로
어디서든 희미한 길을 낼 것입니다.
- 湖夜 이춘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