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사람들이 오랜말로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을 어부들은 메밀꽃이라 부릅니다
흰 거품을 일으키는 물보라를 메밀꽃이 인다하는데
그 꽃은 피는게 아니라 이는 거예요
피는 꽃이 스러지는 꽃을 알수 있을까요
지는 꽃이 일어나는 꽃을 숨 쉴 수 있을까요
먼 파도에서 일어나는 물거품을
나도 이순간부터 메밀꽃이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잠에서 일어나고 연기가 일어나는
먼지가 일어나고 두통이 일어나는
아지랭이가 이러나고 혁명이 일어나는
산불이 일어나고 지진이 일어나는
불꽃이 일어나고 모래바람이 이러나는
일어나고 이러나 스러지고 또 스러져 다시 일어나는
그 꽃을 당신은 벌써 알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마음이 일어난다는 말은 어떤가요
메밀꽃처럼 흰 거품을 일으키며 속구쳤다 스러지고
또 스러지는 이 마음 참 오래되었지요
메밀꽃이 또 인다고 당신께 소식 전하지는 못합니다
그저 메밀꽃이 피고 졌다 말할 밖에요
북쪽으로 ,매서운 메밀꽃이 이는 한겨울의 바다로
가만히 당신을 보러 갑니다.
- 조용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