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울 땐 언제고 날 편히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비오고 세찬 바람 부는 칠흑의 밤이라도
친구가 전화를 하면 뛰쳐나가
친구의 애환을 조용히 경청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교양이 있고 박식한 사람으로
특별히 기억되기보다는
분위기 좋은 호텔의
커피 한잔 보다는
간이역에 자판기의 커피 한 잔을
더 좋아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삶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달래 주는 포장마차의 소주 같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말은 능변이 아닌 비록 어눌할지라도
언제고 날 편히 찾을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길을 걸을 때면 보폭 또한
함께 할 줄 아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헤어질 때는 못내 아쉬워
나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뒤돌아보며
"당신은 참으로 좋은 친구야" 라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 受天 김용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