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내 눈이 떠지는 이유는
아침 햇살이 따사롭기 때문만이 아니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함도 아닌
오직, 내 두 눈으로
너를
그리워하기 위함이다
오늘 하루도 내가 새가 되고 싶은 이유는
걷는 게 지겨워져 날고 싶기 때문만이 아니요
어지러운 세상을
내려다 보기 위함도 아닌
너에게 나의 존재를 들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이다
오늘 하루도
내가 눈이 되어 내리고 싶은 이유는
세상을 하얗게 표백 시키고 싶은
마음 때문만은 아니요
너에게 나의 존재를 들키고 싶은 마음도 아닌
한 사람으로 살아가며
너의 사랑을 받지 못할 이 못난 몸이
눈 송이라도 되어 너의 가슴에 내려앉아
너의 입김에도 살며시 녹아버리고 싶은
그리움 때문이요
또한
눈이 되어 내린 나의 사랑으로
너의 지나가는 발자국을
살며시 남겨두고 싶은
내 사랑스런 감정 때문이라
사랑을 다한
사랑 때문인지라
- 김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