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릿해져 가는 기억에서
다른 모든 것은 잊혀 져도 보석이듯
담아 두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두 말 할 것 없이
내가 힘들었을 때
조용히 곁에 와 내 얘기에 귀기우리고서
무거운 짐을 나누어 짊어 준
별과 같은 놓치고 싶지 않은
그대의 아픈 이름일 것입니다.
그대의 이름을 잊고 싶지 않은
가장 큰 이유 하나는 내팽개쳐
버리고 싶었지만 못내 버릴 수가 없었던
거짓된 나의 삶의 방식에 있어
많이도 아주 많이도 깨우치게 하여
그대의 좋은 점을 닮게
해주어 지금은 빛을 보고
빛이라 할 수 있고
숲을 보고 숲이라 할 수 있어
전혀 다른 나를 만들어 준
고맙고 고마운 백합 같은 우리의 인연
이 세상 하나뿐인 그대의 이름일 것입니다.
- 김용오